<1>‘꼬꼬마양배추’ 입소문을 타다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농산물 수출 불모지였던 전북 군산은 꼬꼬마양배추 생산에 집중하면서 농가소득 증가와 수출 확대 등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16일 군산시농업기술센터 오영숙 소득작목계장(가운데)과 최유진 농촌지도사(왼쪽)가 꼬꼬마양배추 생육 상황 및 애로점을 살피기 위해 박영철 군산소형양배추연구회 회장(오른쪽)의 시설농장을 방문했다. 농산물 수출 불모지였던 전북 군산은 꼬꼬마양배추 생산에 집중하면서 농가소득 증가와 수출 확대 등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16일 군산시농업기술센터 오영숙 소득작목계장(가운데)과 최유진 농촌지도사(왼쪽)가 꼬꼬마양배추 생육 상황 및 애로점을 살피기 위해 박영철 군산소형양배추연구회 회장(오른쪽)의 시설농장을 방문했다. 

‘꼬꼬마양배추’는 잎이 아삭하고 단맛이 풍부해 쌈 또는 샐러드용으로 적합한 소형양배추 품종이다. 크기는 일반 양배추의 1/3 정도, 무게는 1㎏ 내외로 ‘꼬꼬마’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2017년부터 국내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꼬꼬마양배추’는 기존 양배추와는 차별화된 강점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일본과 대만 등 해외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유망품목이다. 특히 1~2인 가구 증가 및 핵가족화에 따른 식습관 변화, 생식용 수요 증가 등과 맞물려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품목이다. 
 

작지만 강하다  일반 양배추 1/3 크기아삭하고 달아 생식용 제격

‘꼬꼬마양배추’는 민간 육종회사인 아시아종묘에서 개발한 소형양배추 품종 명칭이다. 소형양배추 품종 중에는 꼬꼬마, 홈런, 서프라이즈, 패스트볼 등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꼬꼬마 품종이 많이 보급된 데다 기존 양배추와 차별화한 소형양배추를 통칭하는 차원에서 ‘꼬꼬마양배추’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고 있다.  

일단 외형적으로 일반 양배추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크기는 일반 양배추의 1/3 정도로, 무게도 1㎏ 내외다. 외형은 작지만, 크기와 무게가 균질한 것이 특징이다. 맛은 양배추와 양상추의 중간 맛으로, 양배추 특유의 아린 맛이 없고 엽육이 아삭하며 단맛이 풍부해 식미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화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들을 위해 개발된 품종인데, 소비 시장에서 조금씩 입소문을 타며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꼬꼬마양배추의 이런 특징은 소포장(소형화)과 편리성을 선호하는 농산물 소비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일반 양배추의 1인당 소비량은 식생활의 서구화와 외식소비 증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인당 연간 양배추 소비량은 7.3㎏(2017년 기준) 수준인데, 연중 고르게 소비되고 있으며 주로 쌈 채소와 샐러드용으로 쓰인다. 양배추의 구매 단위는 낱개 또는 분절 형태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꼬꼬마양배추가 여러 측면에서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반 양배추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배 기간이 짧다는 점도 강점이다. 양배추는 저온감응성 채소로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하기 적합하며 생육기간이 비교적 긴 편이다. 조생종인 경우에도 100일 이상 자라야 수확이 가능한데, 꼬꼬마양배추는 육묘 기간 25~30일, 정식 후 45~50일 정도면 수확이 가능한 극조생종이다. 연간 2기작(봄 재배, 가을 재배) 이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일본·대만 공략 성공  민관 시너지 발휘국내 소비 시장도 반응

꼬꼬마양배추가 처음부터 겨냥한 소비 시장은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이다. 아삭하고 달콤한 맛을 가진 꼬꼬마양배추가 해외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전북 군산시농업기술센터와 군산에 본사를 둔 수출전문업체 ‘삼부자컴퍼니’가 의기투합했다.

이들이 주목한 수출 시장은 일본과 대만. 각각 양배추 소비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식습관이 크게 다르지 않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 국가라는 측면에서 수출 가능성을 찾았다. 일본은 연간 1인당 양배추 소비량이 15~20㎏으로 국내 소비량보다 3배 많고, 대만은 훠궈와 볶음요리, 만두 등에 양배추 수요가 많다. 

애초 수출 시장 개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우려도 있었지만, 민관 협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군산시 대야면 대야농장 농업회사법인과 군산소형양배추연구모임 등 30여 농가를 중심으로 한 생산 기반이 차츰 갖춰지자 군산 꼬꼬마양배추는 2018년 하반기 수출 길에 올랐다.

삼부자컴퍼니는 일본에서 ‘타마나코마치(미인 양배추)’로, 대만은 ‘양군(洋君)’으로 각각 브랜드화를 통해 현지화에 공을 들였고, 군산시농업기술센터는 수출 대상국인 일본과 대만의 바이어를 초청하는 등 수출 분위기를 조성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2018년 3회, 2019년 1회, 2020년 1회 등 총 5회에 걸친 바이어 현장간담회와 함께 재배포장 실사 등의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자 수출 실적은 빠르게 뛰었다. 2018년 40톤에서 2019년 140톤으로 3배 이상 성장하며 단숨에 수출 효자품목 반열에 올랐다. 원예 농산물 생산 기반이 미약한 데다 농산물 수출 불모지였던 군산은 이렇게 꼬꼬마양배추 수출 주산지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꼬꼬마양배추는 2019년 ‘농촌진흥청 수출유망품목’과 농림축산식품부 ‘미래클케이푸드’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고, 2020년 제1회 농식품 수출 우수지방자치단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군산시농업기술센터)을 받은 데 이어 2021년 군산소형양배추연구회가 ‘2021년 최고품질 농산물 생산단지’ 평가에서 대상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꼬꼬마양배추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수출길이 막혔다가(2020년 수출실적 70톤) 2022년 대만 수출을 재개해 200톤 실적을 올렸다.

남성하 삼부자컴퍼니 대표는 “2020년 초반까지는 수출이 이뤄졌는데, 이후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수출이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된 상황”이라며 “대만 대형마트와 거래하고 있는데 이전부터 품질관리에 대한 신뢰도를 유지하고 있어 수출 재개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전했다. 

수출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국내 소비 시장에서도 반응이 나타났다. 일본과 대만 수출을 활기를 띠면서 꼬꼬마양배추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것이다. 2019년 8월 일본 수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다양한 판로를 모색하는 시기와 맞물려 꼬꼬마양배추는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이후 국내 도매시장과 대형마트(롯데마트)에서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생산 지역도 군산을 비롯해 삼척, 무안, 제주 등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논벼 대체 신소득작물로 각광
쌀·보리 중심 농업구조 개선재배기간 짧아 2기작 가능

10a당 소득 179만2000원
벼농사보다 277% 높아
군산 수출전략작목 육성

군산은 쌀·보리 중심의 농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신소득작물로 꼬꼬마양배추를 주목했다. 전통적으로 식량작물 위주의 생산 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해 원예농산물을 신소득작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이 구상에 적합한 조건들을 꼬꼬마양배추가 두루 갖췄다.  

먼저 기존 양배추보다 재배기간이 짧아 연중 2기작이 가능하다는 점, 좁은 간격에 정식이 가능하다는 점, 일반 양배추가 1200평당 1만2000주 수확이 가능한 것에 비해 꼬꼬마양배추는 동일 평당 2만주 수확이 가능하다는 점 등에서 소득작물의 이점이 컸다. 논벼 대체작물로 2020년 꼬꼬마양배추 소득은 10a당 179만2000원으로, 벼농사 대비 277%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병충해나 날씨 변수에 취약하고 숙기를 늦추면 열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 요인이 있는데, 군산시농업기술센터는 재배 매뉴얼을 갖추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이런 부분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2018년 군산시농업기술센터 군산소형양배추연구모임을 중심으로 재배단지가 조성됐고, 올해는 군산소형양배추공선출하회 조직 구성을 통해 새롭게 농가 조직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군산시는 수출 전략작목 육성 및 재배면적 확대를 위해 꼬꼬마양배추 뿐만 아니라 가지, 버섯, 토마토, 브로콜리, 대파 등 6개 원예 농산물품목을 전략품목으로 정하고, 품목별 공선출하회 조직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오영숙 군산시농업기술센터 소득작목계장은 “올해는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해 정식시기를 관행대비 20~25일 앞당기는 작형을 농가에 시범 보급해 수확시기를 15일 정도 앞당겼다”며 “또 꼬꼬마양배추가 일반 양배추보다 재배기간이 짧은 장점을 활용해 양배추-벼, 양배추-참깨-양배추, 양배추-마늘 등 연 3기작 재배를 도입, 토지이용률을 높이는 시범사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철 군산소형양배추연구회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수출이 중단되는 과정에서 인력수급까지 어려워 꼬꼬마양배추 재배면적과 농가들이 줄어든 상황인데, 올해 공선출하회 조직 운영을 계기로 생산 기반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꼬꼬마양배추 수출 실적이 회복되고 농가 소득작물로서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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